처음으로 가본 세종문화회관
많이 들어는 본 것 같은데 정말 처음 가본 것 같은 낯섦이 느껴졌다.
길을 많이 헤맸다.
솔직히 실제로 보기 전엔 별 기대를 안했다.
실물이 분명 훨씬 나을거란건 알았지만
뭔가 그림자를 이용한 그림이라니.. 살짝 유치할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애들 보는 전시회를 간거 아닌가 싶었다.
근데 첫 전시물부터 그런 생각은 싹 사라지고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컴퓨터로라면 간단히 쓱쓱 그려나갈 수 있는 흐림효과나 빛의 밝기 조절을
다 수작업으로 대부분 기름 종이를 이용해 투과시켜 표현해낸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가까이서 보면 칼로 잘라내서 투박한듯한 테두리를 느낄 수 있는데
하나의 작품을 봤을 땐 그런 거친 외곽선이 전혀 문제 되지 않고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다가오는 것이 신기했다.
실제 눈이 쌓인 것 같은 질감표현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디테일하게 신경쓴 부분이 아주 많다.
또한 처음 그림을 그린 외곽선은 따로 지우지 않고
스케치같이 남겨둔 것도 인상깊었다.
초반부에는 거의 단색을 이용한 작품들이 많은데
이후에 색이 들어간 작품과는 또 다른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담겨있다.
귀여운 디테일도 굉장히 많다 ㅋㅋㅋㅋ
그림 자체가 뭔가 단순한데 힙하다.
이것 말고 엄청 기다랗고 큰 작품들도 있었는데
그런 작품은 오히려 안찍고 그저 감상하고 가게 된다.
어차피 제대로 사진에 안담길 것을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그림 그림을 지나칠 때 아쉬움이 느껴졌다.
이 작품을 만든 후지시로 세이지는 올해로 100살이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작품이 굉장히 많고 알참이 느껴졌다.
우리나라 전시를 기념으로 따로 만든 작품까지 있을 정도였다. (선녀와 나무꾼)
하나의 잘 만든 작품은 어떻게든 완성해낼 수 있지만
긴 세월동안 여러 일관성있는 감성을 담은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것이 예술가가 아닐까?
요즘 전시회를 돌아다니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나에게도 그런 감성의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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