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다 읽은 첫 책..
어린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마을에서 알아주는 괴짜의 일상을 담은 책이다.
책 제목은 좀머씨 이야기지만 좀머씨에 대한 얘기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짧고 굵게 그에 대한 에피소드를 집어넣음으로써
그의 이름이 제목에 담긴 이유를 놓치지 않는다.
좀머씨는 하루종일 머나먼 길을 걸어다닌다.
사람들은 그가 왜 그러는지 별 관심이 없다.
그저 폐쇄공포증이 있어서 집안에 있기를 꺼려한다고 생각할뿐이다.
좀머씨 또한 사람들의 관심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폭우가 지나간 후 혼자 비를 맞으며 길을 걷는 모습을 보고
감기에 걸릴까 염려되어 주인공의 아버지가 차에 태워준다는 말을 해도
그냥 자신을 내버려두라고하고 가던 길을 가버린다.
그게 책에 나온 좀머씨의 처음이자 마지막 말이다.
그 후에 주인공에게 나름 커다란 맘의 상처를 준 일이 닥친다.
피아노 학원에서 선생님이 자신이 늦은 이유에 대해 제멋대로 오해를 하며
계속 자신의 실수를 강한 어조로 밀어붙이며 혼을 낸 것이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는데 크게 혼이 나 마음의 큰 상처를 얻은 주인공은
자결을 택하려고 큰 나무 위로 올라가게 된다.
근데 그때 갑자기 좀머씨가 나무 아래로 와 주변을 다급히 두리번거리더니
한숨도 제대로 못쉬곤 누군가에 쫓기듯 빵이나 허겁지겁 먹은 뒤 다시 갈길을 가는 모습을 보게된다.
그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주인공은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나무 아래로 내려와 살아가게 된다.
주인공은 그 모습이 좀머씨가 마치 죽음으로부터 도망친다고 생각이 들었다.
좀머씨는 주인공보고 살라고 응원을 해준것도 아닌데
그냥 주인공이 알아서 좀머씨를 보고 마음을 고쳐먹은 것을 보며 기분이 묘했다.
사람은 주변에서 누가 응원을 해주던 무슨 생각을 하며 행동을 하던
어찌됐던 결국 자기 맘대로 생각하고 또 그 생각하는 것에 따라 운명이 크게 좌우되는구나 싶다고 해야하나..
좀머씨에게 주인공의 존재는 어느 정도로 크고
주인공에게 좀머씨의 존재는 어느 정도로 클까??
어쨌든 주인공은 좀머씨를 보고 삶을 택했고 좀머씨는 뭐 주인공을 보진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주인공이 지켜보는 앞에서 강가에 들어가 자살을 했다.
주인공은 그를 말리지 못했다.
말려도 소용없었을 것 같기도 했고.. 정말 저런 방식으로도 사람이 죽을수도 있나? 싶었을수도 있고
죽는 것을 말리는 것이 오히려 그에게 고통같다고 느꼈을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강으로 좀머씨가 사라진 뒤로 좀머씨를 딱히 궁금해하는 사람은 없었고
좀머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랬다 해도 좀머씨는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좀머씨가 책의 주인공으로 선택된 이유란 뭘까?
그에게 우리는 사회적인 결속이나 이득이나 관심을 받아낼 순 없겠지만
그걸 기대할수 없을정도로 뭔가 결여된 것 같은 사람을 덤덤하게 관찰하면서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뭐 안타까워만 할수도 있고 도와주고 싶을수도 있고 화낼수도 있고..
아마 이런식으로 실제로 삶에서 사라져간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자신도 관심의 대상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긴 할까?
정말 관심을 안가져줬음 좋겠을수도 있고 사실은 관심을 원했을수도 있고.
머 아무튼 제3자로써는 어떻게 해줘야 할지는 모르겠는 어려운 존재이긴하다.
이런저런 생각할 요소가 많은 인물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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